본문 바로가기

제2의고향함양/함양가볼만한곳

[함양여행] 함양 상림공원에 활짝 핀 꽃무릇 이번 주가 절정입니다/예쁜 처녀와 스님과 가슴 아픈 사랑에 관한 전설을 간직한 꽃, 꽃무릇/함양여행코스/함양 가볼만한 곳/고창, 영광, 함평 꽃..


[함양여행] 함양 상림공원에 활짝 핀 꽃무릇 이번 주가 절정입니다

/예쁜 처녀와 스님의 가슴 아픈 사랑에 관한 전설을 간직한 꽃/함양여행코스/함양 가볼만한 곳/고창, 영광, 함평 꽃무릇축제/화엽불상견 꽃무릇/가을꽃


함양 상림공원에 활짝 핀 꽃무릇(2017. 9. 16. 촬영). 이번 주(23일)까지는 절정일 것으로 보입니다.


가을을 상징하는 꽃은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국화, 코스모스, 구절초, 쑥부쟁이 꽃이 사람과 친근함을 과시하며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밖에도 이름이 덜 알려진 가을꽃을 비롯하여 이름 모를 야생화도 가을엔 제 모습을 알리려 합니다.


가을을 상징하는 꽃, 어떤 꽃이 잘 어울릴까요?

나는 단번에 말 할 수 있는 꽃이 바로 '꽃무릇'이라 부르는 '석산'이라는 꽃입니다.

백과사전에 '석산'은 가을가재무릇, 꽃무릇, 바퀴잎상사화 등으로 불린다고 쓰여 있습니다.

또 하나는 많은 사람들이 꽃무릇을 '상사화'로 부르는데, 상사화와는 완전히 다른 이름이며, 정확히 부르려면 '바퀴잎상사화'로 불러야 합니다.


나는 꽃을 상당히 좋아합니다.

지금은 꽃 사랑이 예전과는 못하지만, 야생화를 비롯하여 꽃은 내 사랑이기도 하였습니다.

계절별로 좋아하는 꽃을 꼽는다면, 봄에는 금낭화, 여름은 장미, 가을은 꽃무릇 그리고 겨울은 복수초가 아닐까 싶네요.

또 이 중에서도 제일 우선순위 1은 금낭화요, 제2는 꽃무릇입니다.


금낭화를 처음 본 곳은, 오래 전 양산 통도사의 말사인 서운암에서였습니다.

붉디붉은 복주머니를 주렁주렁 달고 있는 모습이 너무나도 정겨웠습니다.

금낭화가 어떤 꽃인지 찾아보니, '당신을 따르겠습니다'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알았습니다.

무조건적인 사랑, '당신을 따르겠다'는 그 정신이 더없이 좋았습니다.





가을꽃인 꽃무릇을 두 번째로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 꽃 역시 처음 본 곳은, 전북 고창에서 유명사찰로 알려진 선운사에서였습니다.

응달진 곳에서도 선홍빛으로 고고한 자태를 뽐내고, 빈틈을 비집고 들어오는 햇살에 반사돼 활짝 웃는 모습은, 황홀경 그 자체였습니다.


꽃무릇이란 꽃도 좋지만 금낭화처럼 이 꽃을 좋아하는 이유도 있습니다.

꽃은 예쁜 처녀와 스님과의 이루지 못할 사랑에 관한 가슴 아픈 전설을 간직한 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가을이면 유난히도 절터 주변에 만발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애끓도록 하게 만드는 꽃이기도 합니다.

전국에서 꽃무릇이 가장 많이 피면서 축제도 여는 곳으로, 고창 선운사와 영광 불갑사 그리고 함평 용천사가 있습니다.


☞ 고창군 → 제10회 선운문화제(9. 16~9. 24.)

☞ 영광군 → 제17회 영광 불갑산 상사화축제(9. 15~9. 24.)

☞ 함평군 → 제26회 해보면민의 날 및 제18회 꽃무릇큰잔치(9. 23~9. 24.)


지금 한창 피어나는 가을꽃인 꽃무릇은 위 소개한 지역 외에도 함양 상림공원에서도 만날 수 있습니다.

어제(17일) 제14회 함양산삼축제와 제56회 함양물레방아골축제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축제는 끝났지만 축제가 열렸던 상림공원 일대에는 꽃무릇이 활짝 피었습니다.

사진은 지난 9월 16일 촬영한 것으로, 이번 주까지는 만개한 꽃무릇을 볼 수 있어 많은 여행자가 찾지 않을까 싶습니다.

함양여행을 하시는 분들께서는 함양여행코스에서 꼭 빼놓지 마시고, 함양 가볼만한 곳으로 함양 상림공원 꽃무릇을 꼭 구경하여 보시기 바랍니다.





아래 글은 오래 전 <오마이뉴스>에 본인이 쓴 기사로, 꽃무릇에 관한 이야기만 따로 실었습니다.


<중략>


사실, 이번 여행의 목적은 석산(石蒜)이라는 가을을 대표하는 꽃의 종자구입이었다. 다른 말로 꽃무릇이라고 부르는 이 꽃은 명품이라고 이름을 붙여주고 싶을 정도로 곱디고운 꽃이다. 고창 선운사의 가을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꽃무릇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이때쯤이면 전국의 사진작가와 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이곳을 많이 찾는다.


꽃무릇은 9월 중순경부터 꽃을 피우고 10월 중순 무서리가 내리면 새파란 잎을 세상 밖으로 내보내 겨울을 나게 하는 특별한 꽃이다. 고고히 홀로 피는 자태는 양귀비의 고귀함보다 아름답고, 무리지어 피는 화려함은 환장하리만큼 황홀하다.


응달진 곳에서도 생명력을 잃지 않고 꿋꿋하게 꽃을 피우는 꽃무릇은 나뭇가지 사이로 햇빛이 들어오는 오후쯤이면 그 화려함은 절정을 발하면서, 사람들에게 기쁨을 듬뿍 안겨주는, 가을을 대표하는 사랑받는 꽃으로 유명하다.


몸은 하나지만 꽃과 잎이 같이 피지 않아 서로 영원토록 만나지 못하는 화엽불상견(花葉不相見)의 꽃. 상상화라고도 불리는 꽃무릇은 아주 먼 옛날, 절에 기도하러 온 예쁜 처녀가 스님을 사모하다 사랑을 이루지 못한 채 시름시름 앓다가 죽은 뒤 절터 곳곳에 붉게 피어났다는 슬픈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기다림은 영원히 만남으로 이루지 못하고, 그리움만으로 남는 것 같아 슬프기만 하다. 스님을 얼마나 그리워하였으면, 부도 옆에서도 활짝 피어 웃고 있을까.


살짝 건드리기만 하여도 꺾일 듯한, 연약한 꽃대는 가냘픈 처녀의 몸이고, 꽃잎은 스님을 애타게 그리는 간절한 사랑의 눈빛이런가. 그래서일까, 선운사 산신당 문지방에 꽃무릇 다섯 송이가 애타는 모습으로 피어있다. 아마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란 걸 알면서도 매년 같은 시기에 저렇게 스님을 그리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상상화의 슬픈 전설을 알아버린 연유일까, 문지방에 핀 꽃무릇이 더욱 애처롭게 느껴진다. 


<중략>


- 출처 : <오마이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