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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고향함양/함양시론

[사는 이야기] 멀쩡한 가드레일을 뜯고 새로 설치하는 가드레일, 그 이유는 무엇일까

멀쩡한 가드레일을 뜯고 새로 설치한 가드레일. 왼쪽과 오른쪽이 달라 보인다.

 

도로 중앙이나 가장자리에 설치된 가드레일.

가드레일은 차량의 안전운행을 도모하는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구조물 중 하나다.

운전 부주의 등으로 인해 차량이 도로를 이탈하여 진행할 때, 사고로 인한 피해를 줄여주는 동시에 귀중한 생명을 보호하기도 한다.

이처럼 중요한 역할을 하는 가드레일은 도로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며칠 전 운행 중 이상한 일을 목격했다.

손상도 가지 않은 멀쩡하게 보이는 가드레일을 뜯고 있는 것이었다.

이상하다 싶어 다음날 군청으로 문의하니 군에서 시행하는 사업은 아니라는 답변과 함께 해당 부서에 연락하여 내게 전화를 하게 해 주겠다는 것이다.

그래주면 고맙다는 인사로 전화는 끊겼다.

 

 

잠시 후 전화가 왔다.

경남도청 도로관리 부서 담당직원이었다.

약간 흥분하며 왜 멀쩡한 가드레일을 철거하고 똑 같은 모양의 가드레일을 새로 설치하는지 물었다.

이어 담당직원의 설명이 이어졌다.

 

 

현재 설치된 가드레일은 2010년도인가 인천대교 대형 교통사고 발생 이후 도로에 설치된 가드레일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전국 도로망에 설치된 일부 가드레일을 철거하고 새롭게 설치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안전에 위협을 주는 가드레일이 어느 구간에 설치돼 있는지, 또 안전도 여부와 상관없이 가드레일이 설치된 전 구간에 대해 교체를 하는지 다시 반문했다.

이어 담당직원은 전 구간에 대해 순차적으로 교체작업을 한다는 것이고, 본 사업은 함양군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전국에 걸쳐 한다는 답변이었다.

 

 

일개 농민이 공무원을 상대로 따져봐야 그들의 주장을 어떻게 꺾을 수 있을까.

교통안전을 위해 헌 가드레일을 뜯고 새 가드레일을 설치한다는, 담당공무원의 입장도 이해할 수는 있는 일일 터다.

그럼에도 납득이 가지 않는다.

그 전에 설치된 가드레일은 안전도 검사를 받은 제품으로 설치했는지, 아니면 불량제품을 그 어떤 검사도 없이 설치했는지, 의문임과 동시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인지.

 

 

멀쩡한 가드레일을 뜯고 새로 설치해야 하는 예산은 결국 국민의 세금이 아니던가.

담당직원의 답변을 듣자니 화가 치밀어 올라 감사원에 감사청구라도 해 보고 싶은 심정이다.

 

그러고 보니 나 외에도 이 문제에 대해 관심 있는 국민들이 있다는 것이 그래도 위안으로 삼아야 할 것만 같다.

담당직원은 “가끔 이 문제로 전화가 온다”는 대답을 들었기에.

 

 

공직자는 자신이 맡은 업무에 무한의 책임을 져야한다.

국민의 생활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국민 역시 국민의 세금인 예산이 적정하게 쓰여 지고 있는지 늘 지켜보고 감시해야 할 일이 아닐까.

 

[행복찾기] 멀쩡한 가드레일을 뜯고 새로 설치하는 가드레일, 그 이유는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