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11일), 고향 거제도 조상님 산소에 벌초를 다녀왔다.
한 시간 정도 예취기를 돌리니 힘이 든다.
그래도 자식으로서 할 일을 한다 생각하니 마음이 편하다.
함양 집으로 오는 길에 통영 중앙시장에 들렀다.
통영 중앙시장은 활어를 비롯한 다양한 해산물을 파는 재래시장으로 전국의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나 역시 거제도에 살면서도 자주 찾았던 해산물을 취급하는 수산시장이라, 오랜만에 찾아가는 느낌이 남다르다.
파닥거리는 활어와 싱싱한 해산물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통영여행은 바다를 끼고 있어 즐겁다.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겠지만, 나는 재래시장을 구경하는 것이야말로 여행의 백미로 꼽을 정도로 선호한다.
그럼에도 여행은 먹는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 최고가 아닐까.
점심때라 배를 채워야 했고, 맛 집을 찾아 나섰다.
재래시장인 통영 중앙시장을 한 바퀴 돌았다.
뭐, 별다른 음식이 있고, 특별한 식당이 있을까 싶다.
시장 안 어느 식당 간판을 보니 '충무김밥' 식당이다.
테이블 서너 개 정도 작은 식당이지만 내부는 깔끔하고 정결하다.
충무김밥 1인분에 5천 원, 2인분을 주문하여 먹었다.
참기름 장을 요청하여 김밥을 찍어 먹었는데, 참 달콤하다.
충무김밥은 요리가 간단해서 좋고, 먹기에도 부담 없이 편하다.
맨 김에 양념을 섞지 않은 졸깃한 밥을 말아 만든 손가락 굵기 김밥과 깍두기, 꼴두기 무침 그리고 된장 맛이 가미된 시래기 국이 전부다.
요즘은 꼴뚜기 무침 대신에 오징어나 어묵 무침으로도 나오고, 시래기국은 재료 구입이나 요리하기가 번거로워서인지, 그냥 맨 국물을 대신하고 있다.
충무김밥의 유래는 1930년대부터 생겨났다고 한다.
뱃사람들이 바다에 일하러 나갈 때, 도시락이나 양념 섞인 김밥을 싸서 나갔는데, 특히 여름철엔 음식이 쉽게 상해 먹지 못했다고 한다.
그래서 잘 상하지 않는 무침 반찬과 김밥은 맨 김으로 싸서 점심 준비를 했다고 하며, 이때부터 충무김밥이 원조로 자리 잡았다는 말이 전해온다.
'충무김밥'이라는 이름의 '충무'는 통영지역의 옛 지명 이름이다.
오랜만에 먹어보는 충무김밥이 맛이 특별나다.
산소 벌초작업 하는데 힘이 들어 배가 고프기도 한 탓도 있지만, 여행지에서 먹는 지역 특산의 음식이라 그런지 더욱 입맛이 당긴다.
새콤한 무김치와 쫄깃한 어묵과 오징어무침 그리고 시래기 국은 아니지만 깔끔한 국물 맛에 입맛은 최고에 달했다.
1인분에 5천 원, 비싸지도 않은 간편한 점심으로 일과 여행의 즐거움을 느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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