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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여정(걸어서함양한바퀴)

걸어서 사는 길, 사는 것이 걷는 일

by 죽풍 2026. 1. 24.

함양 기백산. 걷기 운동하면서 보는 겨울의 아름다운 풍경이다.

 

뇌 건강과 불면증 해소에 좋은 걷기 운동

 

강줄기를 타고 올라오는 세찬바람이 얼굴을 강타한다. 진정한 겨울의 맛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추운 것은 피할 수 없다. 얼음장이 된 얼굴은 시리고 얼얼하다. 이대로 더 걷다가는 모세혈관이 터질 것만 같다. 주머니에 꼭꼭 숨겨두었던, 마스크를 꺼내 썼다. 조금 전 보다는 훨씬 나아진 느낌이다. 얼마를 더 걸었을까, 이제는 목덜미 사이 빈틈으로 공격을 멈추지 않는 바람이 가슴까지 파고든다. 최후의 카드를 꺼내 맞섰다. 머리와 목 주변 전체를 휘감는, 검은 복면 마스크로 끝장을 냈다.

 

지난 11월 말경부터 시작한 걷기운동. 걷기운동을 하는 게 뭐가 그리 대단하냐고 할지 모르지만, 나의 경우는 입장이 다르다. 평소 심장이 안 좋아 약을 복용 중이고, 걷는 일이 무리라 생각했기에 운동을 자제해 왔던 것. 마냥 이대로 지낼 수 없다는 생각에 의사와 상담을 통해 걷기 운동은 시작되었고, 오늘(22일)까지 약 두 달 동안 걸음은 진행 중에 있다.

 

뇌 건강에는 걷기운동 등 유산소운동이 최고의 효과를 낸다는 것은 상식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의사들도 하루 최소 30분 내외 걷기를 권하고, 좀 효과를 내고 싶다면 하루 50분 내외로 일주일에 최소 5회는 걷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특히, 혈당수치를 내리는 데는 식후 20~30분 동안 걷는 것이 좋다고 하니, 걷기운동이야말로 건강을 지키는 최소한의 몸을 관리하는 자세가 아닐까.

 

겨울 풍경 보며 걷기 좋은 길.

 

뇌 건강에는 걷기 운동이 최고

 

걷다보니 데이터도 확인 할 수 있다. 1시간동안 걷는 속도는 평균 4.0km이고, 언덕이나 고갯길에서는 3.8km, 내리막길이나 속도를 낼 때면 4.5km까지 오른다. 또 1분 동안 100~105보를 걷고, 1km에 1450~1470보의 걸음 수가 유지된다. 걷기운동 어플은 1시간 마다 “0km를 이동하였습니다.”라며 알람으로 알려준다. 한 시간마다 울리는 알람으로 지나온 시간과 남은 거리 예측은 물론, 지루하지 않음을 느끼게 해 주는 고마운 친구 같은 존재다.

 

지금까지 61일 동안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걸어 온 누적거리는 646km. 하루 평균 10km 내외를 걸은 셈으로, 어플에 의한 정확한 기록이다. 이 거리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긴 경부고속도로보다 더 먼 거리다. 흔히, ‘국토의 대동맥’이라 불리는, 경부고속도로는 부산에서 서울까지 416.4km로,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400km가 넘는다.

 

걷다보니 자신감도 생긴다. 얼마 전, 어느 페북에 걸어서 4500km 동서남북 전국일주에 도전한다는 글을 읽었던 적이 있다. 그런데 이 게시 글을 보기 전, 인생 후반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로 내가 해내고 싶었던 일이었던 것. 구체적인 사항을 확인해 보려, 유튜브에 확인해 보니, 이미 전국 일주를 완주한 사람들이 여럿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갑자기 맥이 탁 풀렸다. 내가 처음으로 걸어서 전국일주를 하고 싶었던 일이었는데, 그 누군가 먼저 해냈다는 사실 때문이었기에.

강변 둑길. 겨울 정취를 느끼면서 걷는 좋은 길.

 

걸어서 함양 2000km 도전, <걸어, 걸어서 함양 한 바퀴>

 

페북에 전국일주에 나서겠다는 도전자도 나와 같은 70을 앞둔 연배로서, 그 대단함에 댓글로 응원의 글을 달았다. “꿩 대신 닭”이라고, 나는 그 욕심은 잠시 접고, 다른 도전에 나서기로 했다. 전국일주보다는, 상징성도 적고 걷는 거리도 턱없이 부족하지만, 내가 사는 함양군 전체도로를 걸어 볼 생각으로, 이미 7일차 진행 중에 있다. <걸어, 걸어서 함양 한 바퀴>라는 타이틀로, 함양에서 걸을 수 있는 목표거리는 약 2000km로 추정하고 있다. 이어 지리산 둘레길 22개 코스 285km도 걸어볼 생각이다.

 

지난해 9월 부정맥 심장시술을 하고 무력감에 시달리면서, 사는 즐거움을 못 느끼고 살았다. 아침에 일어나 밥 챙기고, 청소하고 집 안팎 잔일 처리하고, 동네 한 바퀴 도는 일도 귀찮아 꿈쩍도 안하고 집안에서만 지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고쳐먹고 잠깐만이라도 걸어보기로 했다. 걷다 보니 욕심도 생겨 10분에서 20분, 한 시간에서 두 시간으로 거리도 늘어났다. 처음에는 심장에 부담이 느껴졌지만, 이제는 단련이 되었는지 숨 쉼도 자유롭다. 주치의는, “자신이 걸을 수 있는 체력이나 기분 등 제반조건이 10이라면, 8까지는 가능하다.”라는 진단을 듣고는, 지금까지 걷기 운동은 계속되고 있다.

 

겨울풍경. 걷기 운동하면서 마주하는 아름다운 짙푸른 하 풍경.

 

걷기운동, 불면증에 시달리는 분들에게 적극 추천

 

시골 작은 마트까지는 5km 거리로 1시간 15분 정도를 걸어서 간다. 물건을 구입하고는 무게 때문에 귀가 때는 버스를 타는데, 5분이면 집에 닿는 족한 시간이다. 짐을 내려놓고 드는 생각은 허무하다. “5분이면 되는 시간을 왜 1시간을 넘게 걷는 것이며, 언제까지 이런 고행을 해야 하는지, 또 어느 날까지 이어질까”라는 생각이 들 때면, 고개가 좌우로 흔들어지지만, 이내 생각을 고쳐 잡는다. 끝까지 해보자고.

 

지난 주 진료를 위해 대학병원을 찾았다. 72시간 심전도 검사결과는 아주 양호하다는 판단도 받았다. 주치의와 상담을 통해 건강관리에 도움을 주는 조언도 받을 수 있었다. 앞으로 약은 빠지지 말고 꾸준히 복용하라며 건강관리에 관심을 가져 주니 기분도 좋았다.

 

걷기 운동을 시작하기 전엔, 머리가 띵하고 두통도 끊이지 않았다. 진통제를 먹어도 그때 뿐 이었다. 이제는 거짓말처럼 머리가 맑고 상쾌하다. 심장도 안정으로 돌아왔다. 특히 무엇보다 좋은 점은, 운동으로 인한 육신의 피로 때문인지, 잠자리에 누우면 바로 잠든다는 것. 혹여 불면증에 시달리는 분이 계시다면, 하루 최소 1시간 이상 걸어보기를 적극 권하고 싶다.

지금까지 걸어 온 누적거리 646km.

 

이 글은 <오마이뉴스> 사는 이야기 코너에도 실렸습니다.

https://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3201159

 

 

걷기로 되찾은 건강, 불면증이 사라졌다

심장 시술 후 무력감에 시달리던 70대 필자가 의사와 상담 후 걷기운동을 시작했다. 61일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평균 10km씩 걸어 총 646km를 완주했고, 이는 경부고속도로보다 긴 거리다. 걷기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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