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생의 여정에서/걸어, 걸어서 함양속으로

[함양여행] 겨울절경, 고요함에 쌓인 함양 용추사와 용추폭포

죽풍 2026. 1. 18. 12:00

[함양여행] 겨울절경, 고요함에 쌓인 함양 용추사와 용추폭포

 

<걸어, 걸어서 함양 한 바퀴> 3일차

용추사 대웅전

 

용추사 주차장이 텅 비었다.

여름철이면 비집고 들어갈 틈도 없는데, 다 어디를 갔을까.

산 속 절간은 고요함에 적막감만 감돈다.

걸어서 갔기에 차 한 대도 없는 주차장은 휑한 모습으로 나를 맞이한다.

 

1월 15일 오후.

함양여행을 떠나는 기분으로 안의면에 소재한 용추사를 찾았다.

안의버스터미널에서 정차한 버스에 오르니 딩동 하는 소리와 함께, “잔액이 부족합니다”라는 기계음이 들린다.

1초도 걸리지 않는 시간 기사님의 묵직한 소리가 나를 압도한다.

텅 비 주차장,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거창버스라 요금을 내야합니다.”

 

무슨 말인가 의아해 물으니, 함양군 소속 버스가 아니라, 거창군 버스이기 때문에 요금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여름 무렵부터인가, 함양군 관내를 운행하는 시내버스는 청소년과 65세 이상은 무료로 버스를 탈 수 있는 카드를 지급해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함양 관내에서 운행하는 버스이고, 또 행선지도 함양군인데, 거창소속 버스가 함양군내를 운행하면서, 요금을 받는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버스를 안탈 수도 없고, 또 물었다.

 

“얼만데요?”
“천 원입니다.”

 

대화는 무미하고도 건조했다.

지갑을 가지고 나오지 않은 탓에 수중에 돈이 없었다.

갑자기 드는 생각에 헛웃음만 나왔다.

 

속으로, “지갑을 안가지고 왔는데 그냥 한 번 태워주면 안되까예?”

 

턱도 없는 물음이었을 게 뻔하다.

버스 출발시간은 다 돼 가는데, 돈 천 원 때문에 난감했다.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있었지만, “돈 좀 빌려 주실 수 있,,,”라는 말은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문득 한 사람이 떠올랐다.

예전에 한 번 들렀던 식당 아주머니가 생각난 것이다.

 

달음질을 쳐 식당에 가니 마침 자리에 있었다.

다짜고짜로, “천 원만 좀 빌려 주이소.”

주인장은 앞치마 속곳에서 천 원, 오천 원, 만 원이 섞인, 돈 뭉치를 꺼내 천 원 한 장을 꺼내 건네주었다.

“다음에 와서 갚아 드릴께예”라고 고함을 치며 뛰쳐나와 버스를 탔다.

기사의 표정이 묘한 느낌이다.

이 손님이 설마 “자기(기사)한테 그냥 한 번 태워 달라는 말을 하려 했을까”라는 생각을 하니 웃음이 터져 나오고도 남을 것만 같았다.

 

짧은 시간 아픈(?) 마음을 추스르고 탄 버스는 용추사에 닿은 것이다.

텅 빈 주차장 아래 용추폭포로 내려갔다.

겨울 폭포는 굉음을 내며 물을 뿜어내린다.

수면에서 일어나는 찬 기운이 얼굴에 닿으니 추운 느낌보다는 시원스럽게만 느껴진다.

한참이나 폭포 물소리를 들으며 바위에 걸터앉아 고독을 즐겼다.

 

자리에 일어나 용추사를 둘러보고 터미널로 향했다.

당초부터 걸어서 갈 생각으로 용추사에 들렀기에 맘 편히 걷기 시작했다.

오늘(15일)도 9.16km를 2시간 2분에 걸었다.

지금까지 평균속도는 1시간에 4km 정도가 보통이나, 약간 내리막길에 속보인 탓에, 평균치보다 빠른 4.5km를 걸은 셈이다.

 

비오는 날을 제외하고는, 함양여행 <걸어, 걸어서 함양 한 바퀴>는 쉼 없이 계속 될 것이다.

 

[함양 가볼만한 곳] 겨울절경, 고요함에 쌓인 함양 용추사와 용추폭포

 

<걸어, 걸어서 함양 한 바퀴> 3일차

 ● 코스 : 용추사~물레방아공원~기백산군립공원일주문~함양용추아트밸리~안심마을~안의버스터미널

 ● 거리 : 9.16km, 2시간 2분

 ● 누적거리 : 25.57km, 5시간 56분